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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감상

190120_우행록: 어리석은 자의 기록, 일본 영화 후기

by otarumoo 2019. 1. 20.

영화를 사랑하는 Otaru입니다.

 

주말엔 영화를 자주 보는데, 오늘은 롯데시네마 월드타워에서

우행록 : 어리석은 자의 기록 을 관람했습니다.

(소설이 원작인 일본 영화로, 상영관이 많지는 않네요.

롯데시네마 홈페이지를 참고해 보시기 바래요.)

 

영화 우행록 줄거리 (출처 네이버 영화)

일본 열도를 뒤흔든 살인 사건이 발생한 지 1년 후, 
 미궁에 빠진 사건의 진실을 찾고자 
 계속해서 취재하고 있는 기자 ‘다나카’(츠마부키 사토시). 
  
 그들의 주변 사람들을 취재하던 중 
 숨겨져 있던 진실을 마주하게 되는데! 

 

일본 영화답게 차분하고, 내용이 꾹꾹 눌러 담아져 있고

특히나 여러 인물이 묘사하는 상황을 한번에 생각하니 쉽지는 않은 영화였습니다.

 

리뷰 시작해 보겠습니다.

영화는 주인공 다나카가 여동생을 면회하는 것으로 시작합니다.

(가는 길에 버스에서 자리를 양보한 뒤 절뚝이는 장면이 인상깊었습니다.)

 

여동생은 현재 어린 딸을 잘 돌보지 않은 죄로 경찰서에 수감되어 있어요.

 

변호사는 여동생의 원활한 사후처리를 위해 정신감정을 받아볼 것을 제안하고

다나카는 회사인 신문사로 돌아갑니다.

다나카는 주간지의 기자입니다.

 

위에 허가를 받은 뒤 1년전 발생했던 어느 유가족 참사 살인사건(범인이 잡히지 않음)을

다시 취재하게 되요.

 

살인사건이 일어난 곳을 다시 방문한 다나카.

 

이웃과 잠깐 대화를 나눠 보지만 큰 소득은 없어요.

이웃은 다 이사를 간 상태입니다.

착하게 사는 3명의 가족 구성원이 모두 살해당한 사건입니다.

 

다나카는 가족 중 남편과 아내의 주변인들을 다시 인터뷰해 보기로 합니다.

 

 

처음 인터뷰는, 가장 타코우의 대학동기 이면서 직장 동료였던 남자.

 

맥주를 상당히 즐기는 타입인 그는, 다나카의 명함 위에 맥주잔을 올리는 무례함을 보여줍니다만

나름 예전의 상황을 잘 설명해 줍니다.

 

타코우와 함께 했던 신입사원 환영회에서

그를 좋아했던 한 여자사원을 떼어내기 위해

거짓으로 그녀를 만나 위로해서 타코우와 헤어지게 만들었던 이야기에 대해

이야기하다가 엉엉 우는 이상한 남자..

 

그리고 만난 다음 사람은

카페를 운영하고 있는 미야무라.

그녀는 살해당한 부인 나츠하라의 대학 동창으로서

나츠하라 주변에 있었던 이야기를 해 줍니다.

 

그녀가 해 주는 이야기는

자기들이 다닌 명문 대학은

고등학교부터 함께 올라온 내부자들과,

대학교에서 시작한 외부자들이 있는데

내부자들이 외부자들을 신경쓰지 않고 자기들끼리 논다는 것.

 

그리고 나츠하라의 빼어난 미모 때문에

외부인이었지만 내부자가 될 수 있었고

주변의 부러움과 질투를 샀었다는 이야기를 해 주죠.

 

결국은 자기 남자친구 또한 나츠하라에게 빼앗겨 질투심을 드러내는

역할을 합니다.

 

항상 이야기는 양쪽에서 들어봐야겠지요.

 

미야무라의 전 남자친구를 만나 인터뷰를 하니,

미야무라 또한 외부자들 중 하나로 질투 가득했고

허영심도 넘쳤다고 이야기를 하는 오가타.

 

그의 담배꽁초를 챙기는 배려를 해 주는 다나카. (하지만 함정이었죠 ㅎㅎ)

 

여러 명의 내부자들이 모여 있는 사진.

 

가운데 환하게 웃고 있는 여자가 나츠하라입니다.

이 날은 많은 일이 있었지요.

 

미야무라와 뺨을 주고받은 일 (남자친구를 뺏겨서)

이 장면에서 항상 방긋방긋 웃고 센스있는 나츠하라가

사실은 영리하고 독한 여자이면서

 

자기 영역(외부사람이 내부자가 되지 못하도록)을 지키는데 최선을 다한다는 점을

영화에서 알려줍니다.

 

 

선/ 악과 상관없이 고인의 행적이 좋게 포장되곤 하는데,

영화 우행록에서는 1년만에 다시 취재하는 과정에서

주변인들의 진술을 통해

 

마냥 착한 줄만 알았던 두 남녀가

사실은 아주 야비하고 독하고

주변에 피해를 많이 줘서 살해당할 여지가 충분하다는 점을

알려주게 됩니다.

 

 

-. 한번 기사가 나가고,

남편 타코우의 진짜를 알고 있다는 여자가 전화를 걸어옵니다.

타코우의 행적을 묻기 위해 그녀를 찾은 다나카.

 

이 곳에서 타코우가 사실 야망 가득한 인물임을 설명해주는 메구미 라는 예전 여자를 만나게 되죠.

타코우(사진 중앙)란 인물이 자기 미래를 위해,

대학시절 등산부에서 만난 여자들 중 좋은 회사 사장의 딸에게 접근해서

여자친구로 만들어 미래 준비를 했던 것이 발각되는 장면이에요.

 

사실 타코우는 결국 자력으로 다른 회사에 입사하게 되죠.

사진 속 두 여자 또한 타코우가 밉지만, 결국 타코우에게 이끌려 집착했던 두 여자들이겠어요.

 

변호사  의견처럼, 조금은 이상한 성격을 보여주는 다나카의 여동생 미츠코.

 

다소 독립적인 미츠코의 사건과

1년 전 살인 사건이 전혀 연관이 없다가도

시간이 지남에 따라 묘하게 조각이 맞춰지는 것이

영화 우행록의 매력이었던 것 같습니다.

유리한 사후판결을 위해,

정신감정을 받고 있는 미츠코 (미츠시마 히카리)

 

그녀의 진술에 따르면

어렸을 때부터 그녀와 오빠 다나카는

부모로 부터 꾸준히 학대를 받은 것이 드러나게 되죠.

 

그녀의 말에 따르면

어렸을 때부터 아버지에게 성적 학대를 받다가

결국 다나카가 고등학생이 되었을 때 아버지에게 덤빈 것으로

어렸을 적을 기억하고 있습니다.

부모에 대해 좋은 기억이 없는 그녀.

 

장난감을 갖고 싶었지만 전혀 혜택을 받지 못했다고 이야기를 하죠.

 

오빠 또한 고통받았고, 그녀에게 있어

가장 좋은 사람은 오빠라고 이야기를 해요. (그녀의 관점, 그녀의 왜곡된 기억 속에서 말이죠.)

앞에 의사가 있을 때 하는 이야기 부분도 있고

혼자서 이야기하는 부분도 있습니다.

(사건의 진실을 말하는 동안에는 의사가 없어요.)

 

입이 방정이었던 카페 사장 미야무라.

보도가 된 후 다나카를 다시 불러,

부인 나츠하라 때문에 인생을 망친 여자아이의 이름이 기억났다며

모든 이야기를 해 줍니다.

 

(나름의 스포가 있으니, 아래는 읽지 않으시는 것도 고려해 보세요.)

 

 

사실 뺨때리기 사건 이후 저 파티장에는

 

미야무라처럼 외부자 출신이지만 내부자들의 눈에 띈

다나카의 동생 미츠코도 있었습니다.

 

여러 명이서 술을 마시던 중,

넌지시 근사한 방이 있다며 유혹하는 어느 내부자 중 남자.

 

미츠코도 그들 그룹에 속하고 싶은 욕심이 있었기 때문에

그 남자를 따라가 거리낌 없이 섹스를 하게 됩니다.

 

(이 영화에서 성적 욕구의 해소 / 출세 / 질투 등의 감정은

아주 중요하게 작용합니다. 서로가 서로를 이용하는 그런 관계..)

그렇게 남자와 자고 일어난 미츠코.

점심식사를 간다는 남자를 따라가려고 하지만,

 

대놓고 그녀의 집안을 무시하는 남자..

 

미츠코는 그렇게,

발버둥을 쳐서 들어간 대학교임에도

그들과 섞일 수 없고

신분을 뛰어넘은 (?) 나츠하라가 될 수 없다는 것을 알게 되죠..

 

-. 하지만 미츠코의 "나츠하라가 되고 싶다는 욕망"을 교묘하게 이용하고,

어렸을 때부터 당했던 성적 학대 (대상은 아버지가 아니에요..) 에도 불구하고

나츠하라에게 이용을 당해

 

미츠코는 대학교 내부자들 중 남자들 모두와 몸을 섞게 됩니다.

 

(미묘하게, 영화 초반의 타코우를 설명하는 장면에서,

타코우가 술자리에서 나와 잠자리를 가진 여자를 비난하는 장면과 겹칩니다.

"만나자 마자 자버리는 난잡한 여자는 난 싫더라 - 영화속 타코우 대사"

감옥에서 누워있던 미츠코의 환상 속에서 움직이는 여러 손들이,

그녀가 대학시절 이용당해서 여러 남자들과 잠자리를 했음에도

결국은 내부자가 될 수 없었다는 것 / 그리고 그 때의 몸과 마음의 상처를

암시하는 장면 같았습니다.

 

(위의 사진을 조금 자르면, 그녀가 독백하는 느낌이 되는군요.)

일본영화답게 후반부에 예전의 상황을 차분하게 설명해주는 장면이 등장해서,

그 날의 사정에 대해 이해할 수 있는 부분이 있습니다.

 

영화 우행록은

등장인물 간 있었던 어느 사건을 다시 캐는 과정에서

왜곡되고 잊혀지고 숨겨졌던 진실이 짜맞춰지는 영화입니다.

 

위에서 언급한대로, 기억이 왜곡된 부분이

다른 사람의 인터뷰 과정을 통해 직접, 간접적으로 드러나

관객으로 하여금 퍼즐을 맞추도록 하는 장면이 아주 매력적인

영화였습니다.

 

물론 기존의 일본영화가 loose해서 싫으신 분들까지

추천하고 싶지는 않네요.^^.

 

리뷰를 마칩니다.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사진 출처 : 네이버 영화 우행록

글 : otarumoo@gma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