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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감상

인 디 아일, 영화 후기

by otarumoo 2018. 12. 2.

인 디 아일 (In the Aisles) (독일 영화 후기)


오늘 보고 온 영화, 인 디 아일 (in the aisles) 후기를 적어 봅니다.


제목만 봐서는 당최 무슨 내용인지 알 수 없었던 저는 잠시 내용 검색을 한 뒤 

골라서 볼 수 있었습니다. (주로 롯데시네마 월드타워에서 영화를 보죠)


독일의 어느 커다란 슈퍼마켓에 수습직원으로 입사한 주인공 크리스티안과

크리스티안의 선임 브루노, 그리고 캔디 칸에서 일하는 여성 마리온을 중심으로 이루어지는

이야기 되겠습니다. (슈퍼마켓에서 일하는 여러 사람이 함께 이끌어가는 느낌인데

중심인물은 이 세명이라고 봐야되겠습니다.)


축구선수 외질... 아 아니 프란츠 로고스키 는 영화 인 디 아일을 통해 처음 만났습니다. 


프란츠가 연기한 크리스티안 이란 캐릭터는 슈퍼마켓에 처음 들어와서 

브루노에게 음료 코너에서 물류운반 위주로 업무를 배우게 됩니다.


몸 전체에 문신이 있어서, 처음 수습으로 입사할 무렵, 중간 관리자에게 옷으로 문신을 가릴 것을

권유받게 되죠.  (영화 속에서 여러번 반복되는 크리스티안의 옷을 입고, 소매를 내려 문신을 가리는 장면이

인상적입니다.)


사진 속 인물이 크리스티안에게 처음엔 퉁명스럽지만 나름 정이 많은 아저씨

브루노 인데요. 15분만 쉬자는 이야기를 자주 하는데, 쉬면서 동료랑 체스도 하고

크리스티안과 담배도 자주 피우고, 자판기 커피도 둘이서 자주 마시는 모습이 등장합니다.



처음 인상은 뺀질뺀질하니 농땡이 피우는 일 안하는 아저씨 느낌이었지만,

영화가 진행됨에 따라 크리스티안을 잘 챙겨주고, 크리스티안이 어려워 하는 지게차도 

성심성의껏 잘 알려주는 인물입니다.


예전에 나쁜일이 있었던 크리스티안의 이력을 이미 알고 있는 인물이죠.

예전 슈퍼마켓이 국영 트럭회사였을 무렵부터 오랜 기간 동료들과 함께 일한 사람으로

슈퍼마켓 내에서 잔뼈가 굵고 사람들도 잘 챙기는 역할이지만,

영화 후반부에서 그의 외로운 삶이 나타날 때, 

그리고 어느날 크리스티안과 둘이서 맥주를 마시는 장면,

이후에 슈퍼마켓 동료들이 슬퍼하는 장면 등을 볼때 이미지와 달리 영화에서 강한 인상으로

남았던 것 같습니다.


위에서 잠시 언급한, 캔디 코너에서 일하는 마리온.


마리온도 슈퍼마켓에서 사람들과 잘 지내며 일도 열심히 하는 직원으로 등장합니다.

처음 음료박스를 정리하던 크리스티안이 건너편의 마리온을 보고 호감을 갖는 모습에서

강하진 않지만 기분좋은 느낌을 받았던 캐릭터입니다.


크리스티안이 자주 자판기 커피를 마시는 장면이 등장하는데,

어느 날, 신참 (크리스티안) 나도 커피한잔 줘요 라고 말을 걸면서 인연이 시작되죠.


소년의 설렘이 느껴지는 크리스티안의 모습을 노련하게 커트하고 가버리는 그녀.

자연스럽게 크리스티안과는 커피 친구가 됩니다.


시간이 지남에 따라 서로에게 호감을 갖는다는 설정이지만,

그녀는 소문이 썩 좋지 않은 남편과 결혼한 상태.



크리스티안의 마음을 알아차린 브루노가 생일을 알려줘서

크리스티안은 그녀를 위해 유통기한 다 된 초코케이크를 (응?) 슬쩍 해서

생일 케이크를 만들어 줍니다.

이 장면인데요.


다소 뭉툭한(?) 느낌의 크리스티안이 그녀를 위해 

소박하지만 멋지게 생일을 축하해 주는 모습이 개인적으로 상당히 좋았습니다.


(제 감성은 거의 메말라 있어서 그런 걸수도 있긴 한데..암튼)


처음 들어올 때 '언젠가 쓸 일이 있다' 며 받았던 커터칼로

케이크 커팅도 하고 사이좋게 나눠먹는 장면이 등장하죠.


영화 인 디 아일에서는 어디에나 있을법한 대형 유통매장 (이ㅁㅌ, 홈ㅍㄹㅅ 같은)에서

주간 / 야간(크리스티안은 야간이에요) 을 거쳐가며 근무하는 사람들 간에

소소하게, 정말 소소하게 벌어지는 일과를 통해 익숙함을 담아낸 작품입니다.


(그 와중에 지게차 파워게임이라고, 옆에 파트가 지게차 빌려달라고 하는데

안 빌려주는  장면도 등장하죠.ㅋㅋ)


갑자기 왜 음식 코너를 소개해 주나 하고 봤더니,

'마리온 상처주지 마요' 하는 기침 많은 아주머니 ㅎㅎ..


말은 별로 안 하지만 묵묵히 일을 열심히 하는 크리스티안이 다들 기특했는지

영화에서 크리스티안을 잘 도와주는 캐릭터들의 모습이 인상적입니다.


어둠의 세계(?)를 어렸을 적 다녀와서 어색한 크리스티안이 사회에

적응하려고 노력하는 느낌을 받을 수 있었습니다.


(다른 분의 리뷰를 잠시 읽어 봤습니다만 저는 그렇게 철학적인 내용으로 적을 자신이 없어서

제가 보고 느낀만큼만 적어보려고 합니다.)


어느덧 바쁘디 바쁜 슈퍼마켓에도 크리스마스가 찾아오고...

매장에도 크리스마스 장식을 하고

직원들도 휴식을 즐기는 장면이 등장합니다.


소세지도 굽고 맥주도 마시는 장면, 그리고 우리 주변에 익숙하게 있을법한

맥주를 좋아하는 우리 아저씨들(응?) 캐릭터가 많이 나와서

그냥 씨익 웃게 되는 장면이었네요.


매번 일찍 가는 마리온이 연장근무를 마치고 직원파티에 모습을 드러내고,

오랫만에 크리스티안과 마리온이 대화를 나누는 장면이 등장합니다.

크리스티안과 마리온, 크리스마스 전 함께 대화를 나누는 모습.


냉동 코너에서 식품을 나누다가 갑자기 에스키모식 인사법을 알려주는

크리스티안.


두 사진에서 로맨스가 느껴질 수 있지만, 한편으로 보자면

영화 속에서 마리온은 남편이 있고 (별로긴 하지만) 

크리스티안도 마리온을 좋아하지만 그 선을 넘지는 않습니다.


(어느날 병가를 내고 출근을 안한 마리온의 집까지 꽃을 들고 몰래 찾아가지만,

결국은 인사도 못 하고 그냥 도망쳐버리는 장면이 등장하죠.

마리온은 나중에 고맙다고 인사합니다.)


사진 속 인물들은 위에도 언급했듯 영화를 함께 이끌어가는

슈퍼마켓의 오랜 직원들이자, 그 전에 트럭회사에서 함께 일했던 동료들입니다.


브루노를 잘 알고 있었다고 생각했지만, 사실은 브루노가 어떻게 지내 왔는지

전혀 몰랐다는 사실에 슬픔 섞인 반성을 나누는 장면이죠.


영화 속에서 출근 / 퇴근 

 중간에 음식물 폐기장에서 음식물 훔쳐먹는 장면 (유통기한 지난건데 배고프다고 다들 막 먹습니다)

퇴근하면 컴컴한 밤에 다들 각자 차를 타고 퇴근하고

크리스티안은 야간버스로 집에를 가죠.




이 공간을 벗어나지 않고 반복되는 일상이 영화속에 등장합니다.

소박하다 고 표현하긴 했습니다만, 어떤 의미에서 특별할 거 없이 

조금 재미없는 그들이 일상을 보내는 방법은 퇴근하고 맥주 한잔을 하는 정도입니다.


따로 함께 술자리를 갖는 장면도 없고 특별할 거 없이 반복되는 일상을 반복했던

브루노의 부재는 더 슬픔으로 다가왔는지도 모르겠습니다.


 영화 후반부, 브루노의 공백을 메꾸기 위해

수습기간이 끝난 크리스티안이 지게차를 몰고 가던 중

마리온이 살짝 지게차를 타는 모습으로 영화는 마무리가 됩니다.


중간에 껴 있는 여러 장면들에 언급을 안 했는데요.

(크리스티안의 잠시 동안의 방황, 등장인물간의 소소한 취미 생활과 캐릭터의 성격 등)


영화는 평범한 공간을 배경으로, 이방인이 들어와 적응하는 과정에서

주변 인물들과 소통하고 사랑하고 외로워하는 모습에 무게감을 두고


마치 제가 좋아하는 밋밋한 일본영화 같은 흐름으로 천천히 흘러 갑니다.

(조금 지루하지만 재미없진 않았습니다.)


작품을 얼마나 보실지는 모르겠습니다만, 다들 기회가 된다면 한번씩 챙겨 보시는 것도 괜찮아 보입니다.


영화 이 디 아일 후기 마칩니다. 읽어주셔서 감사해요 :)


글 otarumoo@gmail.com

사진 출처 : 네이버 영화 인 디 아일 에서 검색.